캐나다에서 살아가기 (26)

작성자
hanwoodcanada
작성일
2018-04-03 13:58
조회
19
캐나다에서 살아가기(26)
- 시민권 취득

시민권 신청은 대개 캐나다에서 영원히 혹은 아주 오래 살아가기로 마음을 정한 분들이 선택하는 일입니다. 특히 한국출신 이민자들의 경우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결단을 필요로 합니다. 한국 정부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 시민권 취득은 곧 한국 국적의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평범한 이민자들에게 있어서 시민권은 영주권에 더해 큰 실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 공직 취임 등을 제외하고 일상생활의 편익면에서 차이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러나 실익과 무관하게 권리 자체를 놓고 볼 때 시민권과 영주권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주권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면 박탈될 수 있고, 5년마다 갱신해야 하므로 시민권에 비해 불완전하며 덜 안정적인 권리입니다.

개정안 발표

최근 캐나다 이민성은 Bill-24, the Strengthening Canadian Citizenship Act라는 이름하에 시민권법 개정 입법 예고안을 발표하였습니다. 1977년 이래 근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유지되어 온 현행 Citizenship Act을 개정하는 것인데요, 최근 심각해진 적체건 및 소요기간 장기화 등 문제점을 새로운 입법을 통해 극복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민권 요건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6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합니다. 현행과 개정안을 비교해 간추려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나이
현행 18-54세에서 개정안은14-64세로 조정됩니다. 18세 이하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와 동반하여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적정 연령대의 확대는 곧 시민권시험 의무 대상연령과 연결됩니다. 즉, 시민권시험 면제가 가능한 상위 연령이 현행 54세까지에서 64세까지로 연장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주권자 신분
removal order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영주권이 하자없이 온전해야 합니다.

거주의무
현행 최근4년내 3년의 거주의무가 6년내 4년(1,460일)으로 확대됩니다. 이에 더해 거주의무(누적)기간 4년의 모든 해마다 각각183일 이상을 거주할 의무가 주어집니다. 한편 영주권 이전 취업비자, 학업비자 신분으로 거주한 기간의 일부(50%)를 인정해 왔던 현행안은 폐지됩니다.

적절한 영어 실력
현행안에서 “적절한” 영어실력이라함은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IELTS(4.0~4.5)나 CELPIP(2H) 점수로 제출하거나 주정부별 CLB 평가기관의 시험성적을 제출하는 것도 받아들여 집니다. 이부분은 개정안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어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범죄가 없어야 함
최근 3년내 중대한 범죄로 기소되거나 실형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캐나다 관련지식(citizenship test)
현행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한 신청서가 접수되면 마지막 단계로 citizenship test를 받게 되는데 캐나다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테스트받습니다. CIC에서 제공하는 다음 자료 범위내에서 출제되고 있습니다.
http://www.cic.gc.ca/english/resources/publications/discover/index.asp

배경

현행 시민권 제도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신청 후 시민권을 받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현재 CIC 발표에 따르면, 통상적인 건은 24개월, 특수한 건들의 경우 36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 통계는 시의성이 떨어지고 많은 분들이 실제 겪고 있는 경험과 다르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실제는 거의 4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CIC내부자료에 따르면, 현재 심사대기중인 건이 365,059건이며, 현재의 CIC 심사인력과 시스템하에서 1년간 처리가능한 건은 평균 160,000건입니다. 한편 2006년 이래 매년 20~30만건의 새로운 시민권 신청서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적체가 심각한데 이런 추세로 가면 시간이 갈수록 적체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 진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2007년을 기점으로 점점 누적건이 쌓여가고 심사기간이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이후 몇가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들어 더욱 심각해 졌습니다.

전문가들의 관측에 따르면, 신청건 자체가 증가한데다가, 거주요건 심사가 강화되면서 처리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CIC담당 사무실 및 인력축소, 시민권심사 예산삭감 등 모든 요소들이 심사속도를 늦추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몇년전 터진 대규모 부정신청건은 CIC로 하여금 적체건 해소 방안을 찾는 일을 뒤로 미룬 채 수천건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이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례

2013년 한해에도 시민권 적체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판례들이 나타났습니다. 2013년 10월 판결이 난 한가지 사례로서, 시민권 심사가 4년반이 되도록 결과가 없자 신청인이 소송을 통해 법원으로 하여금 CIC의 조속심사를 명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사례에서 담당판사는 CIC의 현행 심사업무를 아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신청을 이유있다고 받아들였고 신청인의 소송비용을 CIC가 보상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시민권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보통 사람들이 이같은 방법을 통해 해결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지만, 이 케이스는CIC에 대해 시민권 심사지연 상황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건은 CIC의 시민권 거부 확인요청건을 법원이 기각한 사례입니다. 이 사건의 신청인은 34년간 캐나다에 영주권자로 거주하다가 최근에야 시민권을 신청했는데, 4년중 3년간 캐나다 거주는 물론이고 34년간을 오로지 캐나다에서만 지냈습니다. 거의 완전한 거주관련 기록을 제시했고 시민권판사도 이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CIC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신청인이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카드, 여권은 물론이고 어떤 신분증명서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신청인은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중년의 여성으로 긴 기간동안 캐나다에 살면서 신분증을 만들거나 갱신할 필요를 못 느껴 왔는데 CIC는 이 부분을 의심하였고, 더 나아가 신청인이 제시한 거주관련 기록을 모두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최근의 부정신청건들로 대대적인 정밀조사를 진행하면서 예민해져 있던 상황이었는지 CIC로서는 또하나의 의심스런 신청건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법원 심리과정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청인은 의무기간4년을 넘어 34년 전체 기간동안 한번도 캐나다 밖을 벗어나 본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CIC의 이의제기가 이유없다고 기각하였습니다.

위의 판례들과 함께 연방법원의 시민권 거주의무와 관련된 판례들은 아주 다종 다양해서 신청인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예견하기 어려운 난해한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최근에는 연방법원 주심판사조차 시민권 관련 법규의 개정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CIC로서는 이번 개정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불가피했을 것입니다.

전망

이번에 발표된 시민권법 개정안은 무엇보다 극심한 심사적체와 소요기간 지연현상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들어 이미 업계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해결방안들을 제시해 왔는데 정부가 이를 이번 입법예고안에 반영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개선안을 통해 향후 2~3년내로 심사기간을 1년 내외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우선은 반가울 뿐입니다. 거주요건이 6년내 4년으로 늘어나면 적어도 개정안 시행후 2년간은 새로이 접수되는 건의 유입이 정지되고 적체건 심화현상도 우선은 멈출 것입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에도 현재의 CIC심사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시적 처방이 되고 말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정부가 어쨌든 대책과 추가적인 개선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가운데, 한편 거주설문지 방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행 거주기간 심사절차의 개선없이는 심사기간 자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편, 간헐적으로 발견되는 부정신청건 때문에 대다수 선의의 신청자들이 지연된 절차로 인해 피해를 보는 현재의 심사 방식은 여전히 부당하다는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대규모 정밀조사를 통해 CIC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현재까지 3,000 여건을 수사한 끝에 12건의 시민권 취소 조치가 내려졌다고 합니다.

이번 개정안에 이어 보다 세부적인 개선조치들이 시행되어 정부의 발표대로 몇년내 신청인 본인들이 희망하는 한 신청 후 1년이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최장주
공인이민컨설턴트
jchoi@hanwood.ca
403-774-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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